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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득이』 작가 소개, 줄거리, 문학적 평가

by 달컨 2025. 4. 19.

 

성장소설의 진수, 『완득이』 – 김려령이 그려낸 따뜻한 반항의 이야기

“문제아가 아닌, 문제를 가진 아이.”

2008년 출간 이후 100만 부 이상 판매되며 대한민국 청소년 문학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김려령 작가의 『완득이』는 단순한 성장담을 넘어 사회의 단면을 날카롭게 파헤치며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유쾌하고 날카로운 입담, 정제된 구성 속에서 인물들은 생생하게 살아 숨 쉬고, 그들이 겪는 상처와 치유는 독자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작가 소개 – 김려령

김려령 작가는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나 아동문학과 청소년문학을 넘나드는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내 가슴에 해마가 산다』, 『가시고백』, 『너를 봤어』 등 여러 권의 작품을 통해 독창적인 서사와 따뜻한 시선으로 한국문학계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졌다. 특히 『완득이』는 그녀의 대표작으로, 2008년 문학동네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과 대중의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이후 영화화되어 500만 관객을 동원하며 문학적 성취뿐 아니라 대중적 인기도 입증했다.

줄거리 요약

주인공 도완득은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청소년으로, 편부 슬하에서 자라나며 가난하고 불우한 환경 속에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버텨간다. 완득이의 아버지는 말더듬이에 키가 작은 춤꾼, 어머니는 필리핀 출신 이주노동자로 완득이의 유년 시절 이후 가정을 떠나 있다. 학교에서는 문제아로 낙인찍혀 있고, 세상에 대한 불신과 냉소로 똘똘 뭉쳐 있는 아이지만 그 속엔 소리 없이 끓어오르는 분노와 소외감이 자리 잡고 있다.

완득이의 인생에 전환점을 만들어주는 인물은 담임 선생님 '동주'다. 그는 일반적인 교사와는 거리가 먼, 거침없는 언행과 반항적인 태도를 지닌 인물이다. 그러나 동시에 학생 하나하나를 진심으로 품으려는 교육자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동주는 완득이의 삶에 끼어들며 그를 향해 있는 그대로의 시선을 던지고, 완득이 역시 처음으로 타인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이후 완득이는 소외되어 있던 어머니를 만나고, 아버지와의 관계를 재정립하며 점차 세상과 화해한다. 불우한 환경 속에서도 스스로 선택하고 성장해 나가는 모습은 단순한 성장소설을 넘어 삶의 본질적 가치를 되짚게 만든다.

문학적 평가 및 주제 의식

『완득이』는 청소년 문학이라는 장르적 틀을 넘어 현대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포용하고 성찰한다. 가정 해체, 다문화 가정, 교육 제도의 문제, 빈곤, 사회적 편견 등 복잡하고 민감한 주제들을 위트와 유머 속에 녹여내며 독자에게 쉽게 다가간다.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은 인물의 개성과 서사의 자연스러운 흐름에 있다. 완득이는 결코 ‘모범적인 성장’을 이루는 캐릭터가 아니다. 분노하고, 도망치고, 때로는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러한 과정을 통해 독자는 진짜 ‘성장’이란 무엇인지 되묻게 된다. 성장의 핵심은 ‘올바른 선택’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는 힘’에 있다는 메시지가 묵직하게 전달된다.

동주 선생 역시 전형적인 ‘좋은 어른’의 이미지를 따르지 않는다. 그는 욕을 하고, 반말을 하고, 학생의 집에 무단으로 찾아가며 선을 넘는다. 그러나 그의 방식은 기계적 교육에서 벗어나 진심 어린 개입과 돌봄의 표본을 보여준다. 이처럼 김려령 작가는 ‘좋은 사람’이란 무엇인가, ‘진짜 교육’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문체 또한 작품의 힘을 더한다. 짧고 직설적인 문장, 생생한 대사, 위트 있는 표현은 독자의 몰입도를 높이며, 완득이라는 인물의 내면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또한 완득이의 내레이션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1인칭 시점은 캐릭터의 감정선을 더욱 진솔하게 느낄 수 있게 한다.

사회적 파장과 영향력

『완득이』는 단순히 문학적 성취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가 마주하고 있는 다문화, 계층, 청소년 문제에 대해 공론화를 이끈 작품이다. 특히 다문화 가정 출신의 인물이 주인공의 친어머니로 등장한다는 점은 한국 문학에서 보기 드문 설정이며, 그 존재를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시선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는 이후 한국 청소년문학에서 다문화, 이주 노동자, 탈북자 등 다양한 정체성을 지닌 인물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흐름을 여는 계기가 되었다.

더불어 『완득이』는 2011년 동명의 영화로 개봉되며 대중문화의 영역까지 확장되었다. 유아인과 김윤석이 각각 완득이와 동주 선생 역을 맡아 폭넓은 세대에게 작품의 메시지를 전했고, 이는 작품의 사회적 메시지가 문학을 넘어 보편적 공감으로 이어졌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결론 – “사람은 자기 삶을 선택할 수 있다”

『완득이』는 결국 ‘사람은 자기 삶을 선택할 수 있다’는 명제를 중심에 둔다. 가난하고 소외된 환경 속에서 태어났더라도, 누군가의 간섭 없는 삶을 살고자 해도, 우리는 결국 스스로를 마주하고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그 선택의 과정 속에서 우리는 자란다.

김려령은 『완득이』를 통해 거창한 교훈이 아닌, 일상 속의 소소한 진심과 용기를 이야기한다.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경쾌하고 유쾌하게 풀어내는 그녀의 필력은 여전히 독자들에게 감동을 전한다. 『완득이』는 지금 이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청소년뿐 아니라 모든 세대를 위한 성장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