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6펜스는 영국 작가 서머싯 몸이 1919년에 발표한 소설로, 실존 화가 폴 고갱의 삶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작품이다. 이 소설은 주인공 찰스 스트릭랜드가 가족과 사회적 성공을 뒤로하고 예술을 향해 떠나는 과정을 통해 창작의 본질과 희생을 탐구한다. 본 글에서는 달과 6펜스의 작가 서머싯 몸의 생애, 소설의 주요 줄거리, 그리고 문학적 평가를 심층적으로 살펴본다.
서머싯 몸: 현실을 꿰뚫는 이야기꾼
서머싯 몸(William Somerset Maugham, 1874~1965)은 20세기 영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그는 극작가, 소설가, 단편 작가로 활동하며 현실적인 인간 군상을 그려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몸은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부모를 일찍 여의고 영국에서 친척들과 함께 성장했다. 케임브리지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의학을 공부했으나, 의사보다는 작가로서의 길을 선택했다. 그의 의학적 경험은 작품 속 인물의 심리 묘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달과 6펜스, 인간의 굴레에서, 면도날, 모험 등이 있다. 특히 달과 6펜스는 예술과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으며, 비판적이면서도 냉소적인 서술 방식이 돋보인다. 몸은 이 작품을 통해 예술을 향한 집념과 그것이 초래하는 희생을 극적으로 묘사했다.
줄거리: 평범한 삶을 벗어나 예술을 향해
소설의 주인공 찰스 스트릭랜드는 런던에서 활동하는 중산층 주식 중개인으로, 아내와 자녀를 둔 가장이다. 평범한 삶을 살던 그가 어느 날 가족을 버리고 프랑스로 떠나면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1. 런던을 떠나 파리로
스트릭랜드는 예술을 향한 열망을 깨닫고 가족에게 아무런 설명도 없이 런던을 떠난다. 그는 모든 사회적 관계를 단절한 채 오직 그림에 몰두하며 극도로 가난한 생활을 한다. 런던에서 그를 알던 사람들은 그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스트릭랜드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2. 예술을 향한 집착과 타인의 희생
파리에서 그는 네덜란드 출신 화가 더크 스토르브와 인연을 맺는다. 스토르브는 스트릭랜드를 동정하며 경제적 지원을 하지만, 스트릭랜드는 그의 도움을 받으면서도 무심하고 차가운 태도를 보인다. 결국 스트릭랜드는 스토르브의 아내까지 빼앗고, 스토르브는 절망에 빠진다. 이 사건은 스트릭랜드의 냉혹한 예술관을 보여주는 중요한 장면이다.
3. 타히티에서의 최후
스트릭랜드는 더 자유로운 창작 환경을 찾아 타히티로 떠난다. 그곳에서 그는 원주민 여인과 함께 살며 오로지 그림에 몰두한다. 그러나 나병에 걸려 죽음을 맞이하게 되며, 그의 삶은 비극적으로 끝난다. 죽기 전 그가 그린 마지막 작품은 그의 집 내부에 남아 있었지만, 그의 죽음 이후 불태워진다. 이 장면은 예술의 영속성과 인간 존재의 유한성을 극적으로 대비시키는 장치로 작용한다.
문학적 평가: 예술과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
달과 6펜스는 출간 당시부터 많은 문학 비평가들과 독자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작품의 주요 평가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1. 예술과 희생의 관계
이 소설은 '예술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는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스트릭랜드는 예술을 향한 강렬한 집념을 가지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가족, 인간관계, 도덕성을 모두 포기한다. 그는 냉정하고 비인간적인 인물이지만, 결국 순수한 창작의 길을 걸었다는 점에서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이는 폴 고갱의 실제 삶과 유사한 점이 많아 더욱 흥미롭다.
2. 서머싯 몸의 독특한 서술 방식
작품은 전형적인 1인칭 시점 소설과 달리, 익명의 화자가 스트릭랜드의 삶을 조사하며 서술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이 방식은 스트릭랜드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전달하면서도, 독자가 그의 성격을 직접적으로 판단할 여지를 준다. 또한, 몸 특유의 냉소적인 문체는 인물들의 허위와 위선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3. 현대 문학에서의 위상
오늘날 달과 6펜스는 예술가의 삶과 희생을 다룬 고전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창작의 욕망과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는 시대를 초월한 주제이며, 이 작품은 여전히 많은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예술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스트릭랜드의 이야기는 영감과 동시에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결론: 예술의 가치와 인간적인 삶의 균형
달과 6펜스는 한 남자가 예술을 향한 열망으로 인해 모든 것을 버리는 극단적인 선택을 그린 작품이다. 서머싯 몸은 이 소설을 통해 예술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인간은 예술을 위해 어디까지 희생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작품 속 스트릭랜드는 예술에 대한 순수한 헌신을 보여주지만,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자신도 외롭게 생을 마감한다.
이 작품이 주는 교훈은 단순하지 않다. 어떤 독자에게는 창작의 순수성을 상징하는 인물로, 또 어떤 독자에게는 인간적인 도리를 저버린 이기적인 예술가로 보일 것이다. 결국 달과 6펜스는 예술과 삶의 균형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만드는 소설로, 시대를 초월해 많은 이들에게 읽히고 있다.